슈퍼 해빗 서문 -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가?
서문: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가?
케이티를 개인적으로 만나기 전, 이미 그녀를 잘 알고 있던 동료들은 내게 케이티에 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껏 만나 본 이 중 제일 똑똑한 사람.” “엄청나게 생산적인 사람. 나 자신이 게으름뱅이처럼 느껴질 만큼” “기계. 그는 내가 일주일 동안 할 일을 하루에 해낸다고!”
케이티 밀크먼은 일종의 초인superhuman인 걸까? 이제는 나 또한 그녀를 볼 때마다 감탄을 금할 수 없는 동료 중 하나가 되었기에, 그녀야말로 내가 지금껏 만나 본 이 중 가장 똑똑하고, 내가 게으르다 느껴질 만큼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데다, 놀라운 속도로 많은 일을 해내는 인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케이티는 초인이 아니다. 그녀는 그저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또 이 책에서 그녀가 우리 모두 될 수 있다고 한 ‘슈퍼super’ 휴먼human이다.
이 말은 곧 케이티 밀크먼이 인간 본성의 대가라는 뜻이다.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목표와 꿈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녀의 첫 도전(그게 무엇이든 간에)은 아마도 완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티는 관심을 기울이는 모든 영역에서 더 잘, 더 빨리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재빨리 터득한다. 또한 그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과학자로서 인간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또 어떻게 하면 무슨 일이든 더 잘해 낼 수 있는지를 심층적인 차원에서 이해한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는 잘 몰랐지만, 이제는 케이티 역시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 또한 사과나 시금치보다는 쿠키나 감자칩을 더 좋아한다. 그녀도 곧바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 게다가 화를 내거나 짜증도 부린다.
다만 타고난 그리고 훈련받은 공학도로서 케이티는 어떠한 과제든 해결 가능한 문제로 접근한다. 그를 ‘슈퍼’ 휴먼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이러한 태도다. 케이티는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충동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충동을 이해하고 그보다 한발 앞서 대처해서 그 충동이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케이티가 전해 준 이 같은 교훈은 내 삶을 크게 바꿨다. 요즘 나는 더 자주 1만 보를 걷는다. 이메일도 더 빨리 쓴다. 그녀 덕분에 다양한 영역에서 삶을 더 편리하고 더 낫게 만드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케이티가 이 책을 통해 전할 많은 교훈은 ‘선을 위한 행동 변화 프로그램Behavior Change for Good Initiative’을 기반으로 우리가 함께 한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5년 동안 야심 차게 추진했던 것으로, 우리는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주목했다. 우리는 함께 헬스장 출석률, 자선 단체 기부액, 백신 접종률 그리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했고, 행동과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에 몰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힘만으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케이티와 함께 전 세계 100명 이상의 앞서가는 학자들로 팀을 꾸렸다. 경제학과 의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 신경과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인재들이었다. 이 책은 케이티와 함께 했던 연구뿐만 아니라, 뛰어난 협력자들과 공동으로 추진했던 다양한 연구도 소개한다.
독서는 저자와 나누는 대화와 같다. 따라서 어떤 책을 읽을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제한된 시간에 자신이 지금껏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가르쳐 줄 대화 상대를 원한다. 기왕이면 매력적인 대화 상대이길 바란다. 그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 또한 그 사람이 자신의 최고 관심사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이것이 당신이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할 이유다. 여러 가지 습관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당신은 아주 유사한 방식으로 변화에 도전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케이티가 당신이 알지 못했던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 당신은 새로운 습관을 시작하기 위해 올바른 시점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잊어버림’이야말로 확고한 결심을 허물어뜨리는 침묵의 살인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힘든 과제를 중요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보다, 즐겁게 보이도록 만드는 편이 훨씬 더 나은 전략이라는 사실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당신은 인간의 동기와 행동에 관한 케이티의 박식한 이해는 물론, 온화함과 유머, 또한 자신의 한계에 대한 그녀의 건전한 인식과 더불어 그녀가 종종 던지는 이러한 질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렇게 당신은 케이티가 독자의 변화를 돕는 일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행동과학자가 마치 친구처럼 당신과 나란히 걸으면서, 당신이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고, 당신 역시 ‘슈퍼’ 휴먼이 되도록 도움을 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아마도 당신은 케이티가 제시하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시도해 볼 것이다. 그러면 틀림없이 왜 케이티가 제안하기 전에는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나 의문이 들 테다.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통해 케이티도 생각하지 못했던 전략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 사람들이 인간을 괴롭히는 충동과 갈등으로부터 어떻게 당신은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궁금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면서 당신의 놀라운 생산성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또한 똑같이 주어진 하루 동안 어떻게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당신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 어쩌면 당신은 그들에게 당신의 친구인 케이티를 소개하게 될는지 모르겠다. 당신은 아마도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한번 읽어보세요. 우리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하는 일을 연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죠. 이제 저는 어떻게 하면 제 삶에 등장하는 모든 난관을,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문제로 바라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웠습니다.”
당신은 분명, 그들에게 더 나은 삶에 대한 비밀은 욕망과 변덕, 약점이 모두 사라진 슈퍼 휴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최신 과학의 지식으로 무장한 문제 해결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이 당신에게 새로운 시작점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당신의 시작을 응원한다.
앤절라 더크워스, 《그릿》 저자
들어가며: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라
1994년 초, 안드레 애거시Andre Agassi는 테니스 선수 인생에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사실 그는 평생 자신이 스포츠 역사상 위대한 인물로 남으리라 확신해 왔다. 1986년 열여섯의 나이로 그가 프로에 입문했을 때, 전문가들은 점수를 따내는 그의 놀라운 능력과 도무지 수비가 불가능해 보이는 공격까지 막아내는 그의 기술에 강한 인상을 받아 애거시의 타고난 재능을 칭송했다. 하지만 1994년에 이르기까지 애거시가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그가 코트에서 올린 빛나는 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의 스타일도 인기에 한몫했는데, 전통과 예절을 중시하는 테니스 세계에서 애거시는 찢어진 청바지와 화려한 색상의 셔츠를 입고 시합에 나왔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귀걸이도 착용했다. 또한 코트에서 거친 뱃사람처럼 욕을 내뱉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이미지가 모든 것이다”라는 도발적인 슬로건으로 유명했던 캐논 광고에도 출연했다.
다만 당시 애거시의 테니스 성적은 사람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토너먼트에서 자신보다 훨씬 낮은 순위의 선수를 만나서도 종종 패했고, 그랜드슬램 대회 세 번째 라운드에서 떨어지는가 하면, 독일에서 열린 예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애거시의 세계 랭킹은 7위에서 22위로, 다시 31위로 추락했다. 그 무렵 10년 동안 그와 함께했던 코치가 아무 말 없이 그를 떠났고, 애거시는 그 소식을
애거시에겐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즐겨 찾던 마이애미 인근 레스토랑 포르토 체르보에서 애거시는 동료 프로 테니스 선수인 브래드 길버트Brad Gilbert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테니스에 대한 길버트의 접근방식은 애거시와는 크게 달랐다. 그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치밀하고 체계적이었다. 그에겐 애거시와 같은 놀라운 재능이 없었지만 당시 서른둘이었던 길버트는 수년에 걸쳐 세계 20위권을 지켰고, 1990년에는 4위까지 올랐다. 이는 테니스 팬들에게는 무척이나 놀라운 일이었다. 길버트는 애거시와 저녁을 먹기 몇 달 전에 출간되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위닝 어글리Winning Ugly》라는 책에서 테니스에 대한 자신의 특이한 접근방식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날 저녁 식사 자리가 마련된 것도 바로 《위닝 어글리》 덕분이었다. 애거시의 매니저가 그 책을 읽은 후 길버트와 한번 이야기를 나눠 볼 것을 권했던 것이다. 애거시에겐 새로운 코치가 필요했는데 매니저는 프로 투어에서 은퇴를 고려하기에 충분히 나이가 많은 길버트야말로 애거시의 경력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애거시도 매니저의 제안에 동의하긴 했지만, 이후 2009년 그의 자서전 《오픈Open》에서 설명했듯, 그 만남에 대해서는 다분히 회의적이었다. 사실 길버트는 코트 안팎에서의 기이한 행동으로 유명했다. 그와의 첫 만남도 애거시의 불신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우선 길버트는 모기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바다가 보이는 야외 테이블을 거절했다. 다음으로 그 레스토랑에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근처 매장으로 달려가 맥주 여섯 병을 사 들고 와서는 점원에게 얼음물에 담가서 냉장고에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이유로 세 사람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러나 애거시의 매니저는 곧바로 길버트에게 질문을 던졌다. “애거시의 경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길버트는 음료를 벌컥 들이킨 후 천천히 삼켰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나에게 그런 재능이 있었다면 프로 세상을 제패했을 겁니다.” 그에게는 애거시가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어서 그는 이렇게 지적했다. “당신은 모든 샷에서 승부를 내려고 합니다.” 그건 심각한 결점이었다. 모든 샷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 완벽함에 미치지 못할 때마다 자신감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애거시와 수차례 대결했던(그리고 이겼던) 길버트는 그의 이러한 모습을 직접 목격한 바 있었다.
길버트의 이 같은 지적에서 애거시도 무언가를 느꼈다. 그는 완벽주의자였다. 하지만 길버트가 그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그러한 특성을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여겼다. 어릴 적 애거시는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 KO 펀치에 집착했던 올림픽 복서 출신의 아버지에게서 상대를 한 방에 제압하는 기술을 배웠다. 집 뒷마당에 만든 코트에서 애거시가 훈련하는 동안, 그의 아버지는 과거 복싱 코치에게서 배운 대로 외쳤다. “더 세게!” 그는 자신의 다섯 살짜리 아들에게 소리 질렀다. “더 빨리 때려!” 오랫동안 애거시는 한 방에 상대를 제압하는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경쟁력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길버트는 그것이 애거시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길버트는 이어서, 애거시가 시선을 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언했다. “당신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춰요. 그리고 네트 건너편에 있는 상대에게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길버트가 자기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을 이길 수 있었던 건 상대를 파악하는 그의 특별한 능력 때문이었다. 그는 매 포인트마다 한 방의 공격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했다. 길버트는 말했다. “내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실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상대가 스스로 무너지게 해야 하죠.”
길버트의 설명에 따르면, 애거시는 매번 완벽한 샷을 추구했고, 그 바람에 “스스로 그 자신을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너무 많은 위험을 감수했다.”
길버트의 메시지는 간단했다. 지금까지 애거시의 경력을 만든 자기중심적 접근방식은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다. 적어도 목표가 시합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상대를 파악하고 약점을 이용해서 경기를 운영하는 것. 이는 애거시가 해온 방식보다 덜 화려했지만, 더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대화를 시작한 지 15분가량 흘렀을 즈음, 길버트는 화장실에 다녀오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애거시는 매니저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가 찾던 사람이로군요.”
몇 달 후, 애거시는 시드 선수(토너먼트에서 우수한 선수끼리 맞붙지 않도록 안배하는 대상이 되는 선수 - 옮긴이)가 아닌 일반 선수로 US 오픈에 출전했다. 그가 16강에 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길버트의 코칭에 힘입어 애거시의 스타일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토너먼트에서 오랜 경쟁자이자 여섯 번째 시드 선수인 마이클 챙Michael Chang을 일찍이 만났다. 애거시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어렵게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서브를 넣을 때 목표 지점을 바라보는 상대의 버릇을 간파하고 그 약점을 이용해 아홉 번째 시드 선수를 가볍게 물리쳤다.
놀랍게도, 애거시는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 시합에는 상금 55만 달러가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명예가 달려 있었다. 애거시가 자신을 입증할 기회였다. 어떻게든 자신의 명성에 어울리는 성과를 올릴 능력이 그에게 있음을 모두에게 보여 줄 무대였다.
결승전 상대는 독일 챔피언이자 토너먼트 네 번째 시드 선수인 마이클 스티치Michael Stich였다. 애거시는 강력하고 경쾌하게 1점씩 쌓아 나갔고 첫 번째 세트를 노련하게 따냈다. 그리고 두 번째 세트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따냈다. 하지만 스티치 역시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세 번째 세트에서 스티치는 긴 랠리로 애거시를 물고 늘어졌고, 한 포인트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결국 또 한 번 타이브레이크에 이르렀다. 여기서 애거시가 승리하려면 스티치의 서브 게임을 따내야 했다.
애거시의 자신감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티치는 포기하지 않았고 강력한 서브를 잇달아 넣었다. 그때 애거시는 스티치가 자신의 옆구리를 꽉 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근육 경련을 의미하는 신호였고, 거기서 기회를 확신했다. 애거시는 첫 US 오픈 챔피언십 우승까지 4포인트를 남겨 두고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전문가들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고전하던 과거의 천재에게 있어 가장 달콤한 승리가 될 터였다.
길버트의 코칭을 받기 전까지 애거시는 압박감이 심한 경기에서 쉽게 무너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강력한 한 방에 의존했고, 지나치게 많은 위험을 감수했으며, 끈기가 필요한 순간에 종종 페이스를 잃었다. 그러나 이제 애거시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승리에 집착하는 대신, 눈앞의 샷에 집중했다. 머릿속에선 길버트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의 포핸드를 노려라. 의심이 들 때 포핸드, 포핸드, 포핸드.” 그렇게 집중했다. 애거시는 스티치의 약점인 포핸드 쪽으로 계속해서 공을 날렸고, 결국 매치포인트에서 스티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토너먼트는 끝났다. 애거시는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그는 28년 만에 시드가 아닌 선수로서 US 오픈 트로피를 가져간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역사를 새롭게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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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중요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다면, 예를 들어 직장이나 학교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해, 마라톤을 앞두고 몸을 만들기 위해, 혹은 노후를 위한 여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결심한 적이 있다면, 이미 성공을 위한 수많은 조언이 나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조언 중 몇 가지를 이미 시도해 봤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일일 활동이나 운동, 수면 등을 모니터링해 주는 스마트 워치 핏비트Fitbit를 차고 걷기 운동을 하거나, 스마트폰에 일정을 설정하고 점심시간에 심호흡 훈련을 하거나. 어쩌면 오후에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끊고 그 돈을 저축했을지도. 당신은 아마도 목표를 구체적으로, 또 측정할 수 있게 수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점진적인 발전의 힘, 다른 사람으로부터 힘을 얻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점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행동과학의 엄청난 인기 덕분에, 지난 20년 동안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고 특정 과제를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방법에 관한 연구와 정보(TED 강연, 워크숍, 앱)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당신도 알아챘겠지만, 널리 알려진 조언들이 항상 변화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가령 목표 설정 앱을 다운받았음에도 ‘또 한 번’ 약을 먹는 것을 잊는다. 알림 앱을 깔아놓았는데도 상사에게 보고할 중요한 분기 보고서를 제때 완성하지 못한다. 또는 직원들은 서명만 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의 지원교육 프로그램이나 퇴직연금 프로그램에 가입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변화를 돕기 위해 설계된 이러한 툴과 프로그램은 왜 그렇게 자주 실패로 돌아가는 걸까? 그 대답은 변화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대답은 따로 있다. 올바른 전략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드레 애거시가 오랫동안 잘못된 접근방식으로 플레이함으로써 잠재력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는 종종 변화를 모색하면서도 잘못된 전략을 시도해 실패하고 만다. 애거시의 사례에서처럼 인간에겐 확실한 한 번의 시도로 빠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해결책에 집착하고, 극복해야 할 상대의 구체적인 특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공을 향한 최고의 기회를 잡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파악하고 자신이 직면한 구체적인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맞춤화된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만병통치약 같은 건 결코 성공을 향한 최고의 접근방식이 아니다. 상대에 따른 구체적인 접근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테니스에는 효과적이고 보편적인 전략이 있다. 강한 서브를 넣고, 상대의 코너를 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네트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 그것이다. 이는 나쁜 전략이 아니다. 하지만 길버트처럼 정말로 유능한 전략가는 무엇보다 상대의 특정한 약점에 주목한다. 가령 상대는 낮은 슬라이스를 백핸드로 받아치는 데 약점을 보일 수 있다. 이때 그러한 샷을 계속 구사함으로써 상대를 괴롭힌다면 승리가 한층 더 쉬워질 것이다.
행동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효과적인 다목적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단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단계별 요소로 나눈다. 성공을 시각화한다. 그리고 자기계발 베스트셀러의 조언에 따라 작고 핵심적인 습관을 개발한다. 하지만 자신의 전략을 맞춤화하려면 더욱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확인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학부 시절과 이후 박사과정 시절에, 나는 동료들과 내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까다로운 인간적인 문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왜 나는 드라마 <로스트Lost>의 시청을 중단하고 곧장 시험 준비에 돌입하는 것이 그토록 힘든 걸까? 왜 헬스장에 규칙적으로 나가지 못하는 거지? 왜 내 룸메이트들은 과제를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는가? 그리고 왜 매끼를 시리얼로 때우게 될까? 기술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보낸 공학도로서, 나는 이러한 인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 틀림없이 있으리라 생각했다.로스트Lost>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전공 필수 과목인 미시경제학 강의를 듣다가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알게 되었다. 이는 분석적인 엄격함 및 실증적인 심오함을 기반으로 언제 그리고 왜 사람들이 결함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이해하는 데 주목하는 학문이다. 특히 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넛지nudge’라는 개념에 매력을 느꼈다. 넛지는 내가 박사과정을 시작할 무렵,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넛지 운동’의 창시자인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과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예측 가능한 형태로 불완전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관리자나 정책입안자는 그들이 공통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또한 그래야만 한다. 그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더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함으로써(예를 들어 카페테리아에서 건강한 음식을 눈높이에 놓아두거나, 정부지원금 신청에 필요한 서류 양식을 단순화하는 식으로), 사람들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고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삶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문득, 내게 익숙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넛지를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로스트>를 한 번에 몰아서 보지 않게 하거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게 만드는 넛지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넛지 운동에 뛰어들었고,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이 더욱 건전한 선택을 하고 더 나은 재정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는 헬스장에 규칙적으로 출석하고 <로스트> 시청을 자제할 수 있게 되었다.로스트>로스트>
다만 내가 넛지의 위력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와튼 스쿨 조교수로 임명되면서부터였다. 운동이나 식습관과 관련된 일상적인 실패가 사소한 인간의 약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 같은 중차대한 문제로 이어진다는 강력한 증거와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자칫 지루할 뻔했던 학술 프레젠테이션에서 나는 잊지 못할 도표를 만났다. 미국인의 조기사망 원인을 분석한 도표였다. 주요 원인은 허술한 건강 관리나 열악한 사회 환경, 나쁜 유전자, 혹은 환경적인 독소가 아니었다. 대신 조기사망 원인의 약 40%는 우리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개인적인 행동의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일상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먹고 마시기, 운동, 흡연, 섹스 그리고 차량 안전에 관한 의사결정과 연관된 것들 말이다. 이러한 의사결정은 전체적으로 매년 수십만 건의 심각한 암과 심장마비, 또 사고로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자세를 고쳐 앉으며 이렇게 생각했다. ‘이 40%에 대해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나의 관심을 잡아끈 것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일상적인 의사결정이 어떻게 행복과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도표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지만, 잘못된 선택이 우리의 삶에 지속해서 누적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처럼 보였다.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해야겠다는 열망에, 나는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과거 논문과 최신 논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데 쓰면서 행동 변화의 과학을 탐구했다. 다양한 분야의 수십 명에 이르는 학자들과 함께 그들의 성공적인 아이디어는 물론, 실패로 돌아간 연구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툴을 개발하기 위해서 월마트나 구글 같은 대기업은 물론, 소규모 스타트업과도 협력했다. 무엇이 효과가 있고, 무엇이 효과가 없는지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동안, 일관된 패턴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정책입안자와 조직, 혹은 과학자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보편적인 전략을 활용했을 때, 그 결과는 애매모호했다. 반면 사람들에게 무엇이 발전을 가로막는지(가령 왜 직원들이 충분히 많은 돈을 저축하지 않는지, 혹은 왜 사람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맞지 않는지), 물어본 후 행동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개발했을 때, 그 결과는 훨씬 더 고무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공학을 공부하던 시절에 배웠던 것과 유사한 접근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지니어가 효율적인 구조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반대되는 힘(공기저항이나 중력)을 확인해야 한다. 즉, 엔지니어는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먼저 정의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행동 변화를 공부하면서 나는 그 똑같은 전략의 힘과 가능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는 상대방의 약점에 새롭게 주목함으로써 테니스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애거시의 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행동을 바꾸려 할 때, 우리의 적은 네트 너머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지 않다. 우리의 적은 바로 머릿속에 있다. 그것은 잊어버림, 자신감 부족, 혹은 게으름이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성향이다. 최고의 전략가는 도전과제가 무엇이든 간에 자신의 적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움직인다.
이 책의 목적은 바로 그러한 방식으로 당신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길버트의 승리 전략을 행동 변화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후 장들에서 우리는 각자 극복해야 할 상대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상대가 어떻게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는지 이해한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맞춤화 기술을 적용할 것인지 살펴볼 것이다. 각 장은 자신과 성공 사이에 놓인 내적 장애물에 주목한다. 따라서 이 책을 모두 읽었을 즈음이면, 아마도 당신은 어떻게 장애물을 인식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운 좋게도 나는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와 심리학자, 컴퓨터공학자, 의사들 수십 명과 함께 연구하는 기회를 누렸다. 이들 모두 ‘행동 변화를 통해 삶을 개선한다’라는 나의 목표를 함께 공유했다. 우리는 집단적인 연구를 통해 주요한 통찰력을 제시했으며, 덕분에 이미 많은 대학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의료 단체가 관련 종사자들의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줄이고, 비영리 단체들이 자원봉사자의 참여를 확대하고, 기업들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직원 참여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얻었다. 또한 우리는 사람들이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고, 식습관을 개선하고, 예금잔고를 늘리고, 혹은 선거일에 투표소에 가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나는 이러한 방법을 꾸준히 활용함으로써 작고 사소한 변화가 누적되어 중요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험을 당신도 하게 되길 바란다. 이는 안드레 애거시가 경력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게 도움을 줬던 접근방식이다. 애거시는 브래드 길버트의 전략을 매 시합마다 적용했고, 그 과정에서 경쟁 상대를 물리치기 위해 맞춤화된 구체적인 전략을 활용했다. 그렇게 그는 승리를 쌓아 나갔다. 1994년 US 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이후로, 애거시는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고 101주 동안이나 그 자리를 지키면서 전설적인 경력을 쌓았다.
브래드 길버트는 조언을 통해 애거시에게서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이제 이 책에 담긴 전략들이 당신의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변화를 만들길 바란다.
케이티 밀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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