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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 선을 위한 변화

2018년 말, 앤젤라 더크워스를 비롯한 우리 연구팀은 지금껏 추진한 것 중 가장 야심찬 행동 변화를 실험한 초기 연구 결과를 두고 회의를 가졌다. 한 과학자가 이렇게 물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고 보세요?”

이에 나는 “물론이죠!”라고 답했고, 동시에 앤절라는 “아뇨”라고 말했다.

모두가 웃었다.

이러한 의견 불일치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는 미국 전역에 지점을 두고 있는 헬스장 체인 ‘24시간 피트니스’와 손잡고 더 많은 회원이 규칙적으로 운동하게 만드는 대규모 실험을 추진했다. 미국인 중 약 50%는 충분히 운동하지 않고 있었기에(헬스장 회원권을 가진 미국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더 많은 신체적 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경제적인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우리의 대규모 연구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24시간 피트니스의 회원 수만 명이 우리 프로그램에 참가를 신청했다. 대부분은 운동 강화를 위해 마련된 4주짜리 무료 디지털 프로그램을 앞두고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누가 참가 신청을 하는지나 이 프로그램에 그들이 얼마나 만족하는지가 아니라, 우리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를 보이는지였다. 거기에는 어느 정도 논쟁의 여지가 있었다.

나는 긍정적인 소식에 집중했다. 우리가 실험한 50개 이상의 아이디어 중 대다수가 계획 수립과 알림, 즐거움, 사회 표준, 반복적인 보상의 중요성과 같은 원칙을 기반으로, 즉각적인 성공을 거뒀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선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는 사람들의 헬스장 출석률을 높이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성공한 듯 보이지 않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온 것은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였다. 우리가 실험한 대다수의 아이디어가 가져온 효과는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했다. 정확하게 말해서, 우리는 반복과 보상을 통해 사람들이 한 달 과정을 지속적인 습관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또한 사람들의 행동을 향후 몇 년에 걸쳐 바꿔 놓을 수 있는 혁신적이고 경제적인 기술을 발견하길 원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앤젤라는 이를 실패로 본 것이다.

나는 단기적인 성공으로 용기를 얻었지만, 앤절라의 실망에도 공감할 수 있었다. 어쨌든 지속적인 효과를 드러내는 4주짜리 프로그램을 발견하지 못한 건 분명했으니까. 우리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직면하게 되는 중요한 내적 장애물, 이를테면 재미를 못 느끼거나 관성 혹은 잊어버림과 같은 문제를 신중히 들여다봤고, 이들 중 많은 것을 직접적으로 해결했다. 나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당혹스러운 마음을 안고 친구 케빈 볼프Kevin Volpp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타 경제학자이자 의사이기도 한 케빈은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응용 행동경제학 연구 단체 중 하나를 설립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나는 케빈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는 우리의 아이디어가 행동 변화를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데 실패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지속적인 습관

케빈은 내게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환자에게 당뇨병 진단을 내릴 경우, 의사들은 한 달간은 인슐린 처방을 하지 않습니다. 그 상태에서 낫기를 기대하죠.” 의학적인 차원에서, 만성 질환에는 평생 치료가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의사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왜 행동 변화는 다르리라 기대하는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케빈의 메시지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명확했다. 잇단 연구는(내 연구를 포함해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발진 치료보다 만성 질환 치료에 가깝다는 걸 보여 주었다. 연고를 1번 바른 것만으로 증상이 말끔히 사라지길 기대할 순 없다. 이 책에서 설명했듯이, 유혹이나 잊어버림, 자신감 부족, 게으름과 같은 변화를 가로막는 내적 장애물은 만성 질환의 증상과 같다. 이러한 증상은 ‘치료’를 시작한다고 금방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이며, 지속적인 주의를 요하는 것들이다.

오파워Opower라는 기관으로부터 가정용 에너지 보고서를 받는 수만 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한 가지 실험은 이러한 사실을 특히 잘 보여 준다. 오파워는 월별, 혹은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비효율적인 가구에, 그들이 이웃과 비교해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는지를 알려 준다. 사회 표준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오파워가 에너지를 낭비하는 수만 가구들에게 그들이 이웃의 표준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일깨움으로써 낮은 비용으로 에너지 절약을 이끌어 냈다는 사실도 그리 놀랍지 않다.

그러나 오파워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보고서 발송을 중단했을 때 가구의 에너지 소비 패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한 대목이었다. 무작위로 선택한 그룹이 2년 동안 가구 에너지 보고서를 받다가 그 명단에서 제외되었을 때, 그들은 오파워 보고서를 한 번도 받지 않았던 가구에 비해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덜 사용했다. 다만 보고서를 계속해서 받게끔 무작위로 선택된 가구만큼 많은 에너지를 절약하지는 않았다. 2년 동안 보고서를 받다가 갑자기 명단에서 제외된 가구의 절약 노력은 연간 10~20% 떨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하락은 새로운 습관을 2년간 유지한 이후에 벌어졌다. 만약 이들 가구가 한 달 동안만 보고서를 받았더라면, 얼마나 큰 하락이 나타났을지 상상해 보라. 이것이 바로 앤절라와 내가 직면한 상황이었다.

24시간 피트니스와 함께했던 우리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행동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은 대개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이어간다. 그러나 노력이 중단될 때, 사람들은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더 빨리 중단할수록 더 많이 되돌아간다).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중단될 때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물컵에 물이 반이나 찼다거나 물컵에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식으로 바라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케빈이 주장했던 것처럼 변화를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만성적인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이 책에서 나는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다양한 내적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다. 이 방법들을 한 달이나 1년, 혹은 2년에 1번 활용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적어도 애초에 성취하고자 했던 목표를 더는 추구할 필요가 없어질 때까지 이어 나가야 한다.

앞서 소개한 나의 학생 캐런 헤레라는 변화의 장벽이 내재적인 것일 때, 성공의 핵심은 맞춤화된 해결책을 찾고 변화를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만성적인 문제로 보고 접근하는 것임을 잘 알았다. 그녀는 대학에 입학하는 시점에 새로운 시작 효과를 활용하여 더욱 건강한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었고,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고 느껴지는 방법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냈다. 그 여정을 시작한 지 몇 년이 흘러서도 캐런은 체중 조절을 위해 영양사와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이를 통해 자신에게 책임을 부여한다), 건강한 식단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운동 일정을 달력에 표시하며, 앱을 활용해서 칼로리를 기록한다. 또 피자나 도넛을 무료로 나눠주는 캠퍼스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는 건강한 음식을 배불리 먹어 두는 식으로 유혹을 떨쳐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활용한다. 어디 그뿐인가? 캐런은 친구와 함께 외식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온라인에서 메뉴를 확인한 뒤 건강한 요리를 선택하고, 최근 좋아하게 된 과일 스무디와 요거트로 단맛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다행스럽게도 캐런에게 있어 건강을 유지하는 일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한결 쉬운 일이 되었다. 건강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녀는 과학으로 검증된 기술을 꾸준히 활용함으로써, 변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내적 장애물이 무엇인지 찾아 직면한 뒤 변화를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변화 방법을 모색하고 시도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수년에 걸쳐 이 책에서 소개한 전략을 활용해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 오고 있다. 운동을 즐거운 놀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유혹 묶기 전략을, 확신을 강화하고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롤 모델이 될 만한 친구와 동료들로 주변을 둘러싸는 방법을, 새로운 도전과제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작 효과를(집을 구입한 날부터 이 책을 쓰기 시작했던 것처럼),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호 기반의 계획 수립 등을 활용한다.

특히 나는 브래드 길버트가 안드레 애거시에게 가르쳐 주었던 교훈을 기반으로 삼아, 최고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바로 변화를 위한 열쇠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가르침 말이다. 획일화된 전략은 맞춤화된 전략만큼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일단 게임화 전략을 숙지했다면,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궤도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물론, 변화의 장애물은 종종 이동한다. 가령, 테니스 게임 도중에 상대방이 새로운 전략을 취할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그동안 효과가 있었던 전략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변화를 위해 접근방식을 새롭게 바꿀 필요도 있다. 학생들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종종 나를 찾아온다. 대개는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거나, 자신감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다. 후에 그들이 제대로 나아가고 있고 본인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음을 깨닫게 될 때는, 이미 그 일은 하기 싫은 것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장벽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드는가?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라. 어쩌면 장애물이 이동한 상태라 새로운 게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걸 깨달을 수도 있다. 의사들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환자의 치료 프로그램을 계속 갱신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변화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자신의 접근방식을 수정하고 이 책에서 소개한 모든 기술을 시도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곳에 이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가령, 당신이 규칙적으로 헬스장에 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하자. 그런데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계속 벽에 부딪힌다. 이럴 때는 스스로 비참하게 만드는 대신, 한 걸음 물러나서 새롭게 생각하고, 큰 그림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목표는 더 큰 목표를 향해 가는 하나의 단계다. 가령 헬스장에 가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보다 상위의 목표라면, 우리는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이를 달성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직장에서 워킹 데스크(걸으면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책상 - 옮긴이)를 이용하거나 농구팀에 들어갈 수도 있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하거나 출퇴근 방법을 바꿔 볼 수 있으며, 앱을 이용해 집에서 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쩌면 헬스장에 가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다른 방법으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여전히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고, 또한 새로운 시작 효과를 이용해 볼 좋은 기회로 삼자. 장애물에 직면했을 때는 맞춤화된 해결책뿐 아니라, 자신의 장단점을 인식해서 이를 반영한 맞춤화된 목표도 세울 필요가 있다. 고통을 느끼는 부분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 귀찮은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메리 포핀스를 통해 즐길 방법을 발견함으로써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지 않았는가.

자신과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합한 맞춤화된 접근방식을 발견했다면, 변화는 이제 당신의 손안에 있다. 나는 그 모든 과정에서 이 책이 당신에게 유용한 지도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있는 곳에서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나아가고 싶은가? 당신이 직면하는 내적 장애물을 이해하고 맞춤화한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때 가능하다. 수많은 연구 결과와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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